심야 제주서 방화 추정 화재…투숙객 수십명 대피

입력 2020-07-16 14:02
제주의 한 호텔 객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제주소방서 제공

심야 제주의 한 호텔 객실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수십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호텔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 건조물 방화)로 A씨(20)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16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2시26분께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 10층 객실 소파 등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은 객실 내 침대와 욕실을 태웠고, 짙은 연기로 인해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불은 스프링쿨러가 작동한 가운데 호텔 직원들에 의해 자체 진화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당시 호텔에서 잠을 자고 있던 투숙객 55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불은 객실 7.5㎡와 침대·소파 등 135만원 상당의 물품을 태웠다.

현장에서는 방화 흔적이 발견됐다. 소파에서는 종이박스에 불을 붙인 흔적이 있고, 욕실 내 욕조 안에 놓여있던 수건에서도 불에 탄 흔적이 발견됐다. 책상에서도 작은 종이 등을 태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호텔 폐쇄회로TV(CCTV)에는 객실에서 연기가 난 후 A씨가 해당 객실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찍혔다.

경찰은 신원을 확인한 후 이날 오전 4시20분께 제주시내 한 대형마트 인근에서 도로를 배회하던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A씨가 신변을 비관해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방화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