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말 선거를 앞두고 악재를 만났다. 15일(현지시간) 발생한 대규모 트위터 해킹이다. 평소 트위터를 자신의 ‘입’으로 사용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해킹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IT 매체 매셔블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이 해킹당해 민감한 내용의 ‘가짜 트윗’이 올라왔다며 국제사회의 안보 위기가 왔을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이 해킹당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것이다.
이번에 해킹당한 계정에는 ‘30분 안에 1달러(약 120만원)를 비트코인으로 보내면 돈을 두배로 돌려주겠다’는 내용이었다. 매셔블은 “해커들이 노렸던 것은 단지 비트코인이었다”면서 “전 세계로서는 운이 좋은 셈”이라고 전했다.
매셔블은 “인종차별적인 혼란을 부추기거나 구체적인 위협을 가하는 정치지도자의 트윗이 몇분간 떠 있었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겠는가”라면서 “이번에 해킹된 트윗들은 불과 몇 분간 떠있기도 했지만 충격을 가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미 갈등이 증폭했던 지난 2017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리틀(little) 로켓맨’으로 지칭했던 사례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민감한 언급들이나 중요 정책을 트위터를 통해 쏟아낸 탓에 트위터는 주요 정치지도자의 ‘메시지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해킹 리스크는 한층 커졌다고 매셔블은 지적했다.
CNN방송도 “우려되는 대목은 금융사기가 아니다.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정책도 발표하고 있다”면서 “이들 지도자의 계정이 공격받는다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해킹을 계기로 트위터는 타격이 불가피해보인다. 이용자가 떠날 수 있고 그동안 트위터를 통해 소통을 해오던 기업이나 유명인들도 등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공식 채널’로 트위터를 이용하는 게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하루에도 몇 번씩 ‘트위터 정치’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트위터를 안 쓸 가능성은 없지만,위축될 수는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의 보안 등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고 CNN방송은 덧붙였다.
AP통신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위터의 취약한 보안성이 확인된 것이라는 점에서도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