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도 마셔…‘유충 수돗물’은 인재” 분노한 인천시민

입력 2020-07-15 18:06
15일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한 주택에서 발견된 유충이 물병에 담겨 있다. 연합뉴스(독자 제공)

인천 서구 지역을 중심으로 수돗물에서 잇따라 유충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업무 담당자의 징계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됐다.

한 청원인은 15일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 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그는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비싸게 주고 산 샤워 필터에 이미 죽어있는 유충이 곳곳에 있었다”며 “얼마 전 임신한 아내와 배 속의 아기가 지금까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고 생활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고 적었다.

관련 부서에 문의해봤다는 그는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다. 언제까지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번 사안을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1년 전 붉은 수돗물 사태가 있고 난 이후 이번 유충 수돗물까지 (발생한 것은) 자연 재난이 아니다”면서 “장담컨대 인재로,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관련 담당자들의 업무 태만과 관리 소홀에서 비롯한 이 문제를 또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넘어가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이 청원에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4683명이 동의했다.

현재 서구 지역에서는 지난 9일부터 전날 오전까지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23건 제기됐다. 강화군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 1건이 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접수됐으며, 계양구와 부평구 등지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유충 발견 소식이 알려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