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애니팡 신드롬’은 없었다

입력 2020-07-15 16:19 수정 2020-07-15 16:21
‘애니팡4’ 게임 화면 캡쳐.

한때 ‘국민 게임’으로 이름을 날린 ‘애니팡’이 4번째 시리즈를 내놓았으나 100위 벽조차 허물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유명 가수를 홍보모델로 발탁하는 등 적잖은 ‘자금 공세’를 벌였지만 결과가 시원찮다.
게임 개발사 선데이토즈가 ‘언택트 호재’를 등에 업고 지난달 30일 출시한 애니팡4는 15일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11위를 기록 중이다. 시리즈작인 ‘애니팡2’는 92위, ‘애니팡3’은 72위에 올라 있다. 구글 플레이는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의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같은 캐주얼 장르인 넥슨의 ‘카트라이터 러쉬플러스’가 구글 플레이 매출 3위까지 오른 것과 대비된다.
2012년 7월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애니팡 시리즈는 캐주얼 퍼즐게임 특유의 낮은 진입장벽으로 금세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다.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코인인 ‘하트’ 개념을 대중화하며 당시 카카오톡이 깔린 모든 이용자가 한 번쯤 해봤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 매출은 2억5000만원에 달했다.
‘애니팡4’ 홍보모델로 발탁된 가수 아이유. 선데이토즈 제공

‘전작만한 후속편 없다’는 속설이 고스란히 반영된 애니팡 시리즈다. 애니팡4는 출시 전까지만 해도 배틀로열 모드, 팸 시스템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가수 아이유를 홍보모델로 발탁하며 이목을 끄는 데도 성공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누더기 기획이라는 실이용자들의 지적이 나왔다. 타사 게임의 스타일을 그대로 차용한 진부한 플레이 방식으로 신규 이용자 유입이 제한적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광고 팝업 시 서버 지연 현상, 특정 스테이지에서의 버그, 매칭상의 오류 등을 호소하는 이용자의 불만도 적잖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4 출시를 앞둔 지난달 말 30600원(종가 기준)까지 주가가 치솟으며 ‘애니팡 효과’를 톡톡히 봤다. 코로나19 창궐 후 10500원까지 추락했던 것 대비 3배 가까운 상승이다. 하지만 애니팡4 출시 후 저조한 성적이 지속되며 보름 동안 하락을 거듭했다. 15일 기준 25750원까지 내려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내 광고 매출이 있지만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애니팡 IP(지식재산권)가 두루 알려져있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모바일 생태계가 바뀌었다.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게임 출시로 애니팡 브랜드에 대한 피로감만 쌓였다”고 평가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