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중환자의 특정 항체, 염증반응 증폭할 수도”

입력 2020-07-15 13:50
염증 신호를 받아 항체(갈색)를 만드는 B세포(녹색). 연합뉴스(월터 & 엘리자 홀 의학 연구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의 체내 특정 항체가 염증반응을 증폭해 병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의 메노데 뷘더 교수 연구팀이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논문 사전공개사이트(biorxiv.org)에 발표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중환자의 면역글로불린G(IgG) 항체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제거하는) 대식세포(macrophage)의 과잉 염증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제목의 논문에서 lgG 항체에 주목했다.

lgG 항체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워 인체의 감염 위험을 낮춘다. 보통 발병 1∼2주 이후 나타나는데, 이 시기는 중환자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하는 때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은 해당 논문에서 자신들이 “환자가 중환자실(ICU)에 입원할 정도로 아플 때야 lgG 항체가 생성되는지에 답할 중요한 근거를 찾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중환자의 혈액에 불균형적으로 lgG 항체가 많았는데, 이 항체가 염증반응을 강력히 증폭시켰다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인체가 코로나19 감염을 인지할 경우 대식세포라는 대형 면역세포가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lgG 항체가 대식세포와 결합할 경우 이 세포가 파괴되면서 사이토카인(염증성 분자)이 과도하게 방출되는 ‘사이토카인 폭풍’(과인 염증반응)이 발생한다고 했다.

SMP는 연구진이 완치자의 항체가 포함된 혈장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치료방식의 안전성에 경고했다고 전했다. 한 익명의 중국 학자는 “(이 연구가) 오랫동안 의심해온 문제를 확인시켜 줬다”고 SCMP에 밝혔다. 다수의 중국 측 선행연구에서도 코로나19 중환자의 대식세포에 의한 염증반응에 주목,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기 위한 잠재적 약물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학자는 항체의 역할은 더 복잡하다고 지적하면서 “항체에만 모든 기대를 걸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