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州)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잠겼던 교문을 다시 여는 가운데 수업 중 마스크 착용 여부로 논쟁이 일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교육위원회가 가을 학기부터 ‘노 마스크’ 수업 재개를 권고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교육위원회는 전날 열린 회의에서 학교 정상화 권고안을 찬성 4, 반대 1로 통과시켰다. 교육위는 권고안에서 코로나19가 급증하던 지난 몇 달간의 온라인 수업을 “완전한 실패”로 규정하고 “학교 수업 재개가 최선의 방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교육위는 이어 학교 문을 다시 열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권고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 이유로는 “아이들은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크지 않다”며 “교실 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과학에 근거하지 않으며 심지어 해로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오는 가을 교문을 다시 여는 것에 대한 찬반논란이 점점 더 정치화된 논쟁으로도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세 아이를 둔 학부모 킴 셔먼은 수업 재개를 찬성한다면서 “우리 아이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강요하지 마라”며 “내가 자녀를 기르는데 일일이 지시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열정적인 트럼프 지지자라고 밝혔다.
또 다른 세 자녀의 엄마인 힐러리 샐웨이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정상적인 상호 작용을 하며 어울려야 한다”며 “마스크를 쓰고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제대로 생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두 아이의 엄마인 브룩 애스턴 하퍼는 “마스크 착용은 최소한의 예방조치”라고 반박했다. 은퇴한 교사 신시아 블랙웰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선 안 된다”며 “모든 아이와 선생님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 중인 텍사스주도 비슷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다음 달 학교를 다시 안전하게 열겠다고 공언했지만, 마스크 착용은 지역별 교육 당국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보수 성향의 텍사스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각자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에 텍사스주 교사 노조는 성명을 내고 “마스크 착용 지침을 내리지 않는 것은 교사와 학생을 희생시키는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