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선엽 장군이 15일 6·25전쟁 당시 전투복을 입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한다.
서욱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아산병원에서 영결식을, 11시 30분 국립대전현충원 장군 2묘역에서 안장식을 각각 주관한다. 영결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 역대 참모총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1사단장을 지낸 송영근 예비역 중장이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대전에서 열리는 안장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영구차는 영결식이 끝난 뒤 아산병원을 출발해 다른 곳을 들르지 않고 대전현충원으로 향할 예정이라고 육군은 전했다.
안장식에서는 김판규 전 육군참모총장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경북 다부동 전투 참전용사 4명과 육군 장병 4명이 백 장군 묘에 허토한다. 백 장군이 생전 의미 있다고 생각한 다부동 등 6·25 격전지 8곳의 흙을 뿌릴 예정이라고 육군 관계자는 전했다. 안장식에는 유가족 외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성우회 회장단 및 고문단, 역대참모총장, 한미동맹재단, 육군협회 등이 참석한다.
유족 측에 따르면 백 장군은 입관식에서 6·25전쟁 당시 착용했던 전투복과 같은 모양의 미군 전투복을 수의로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군은 전투복이 없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입었던 군복을 입었다. 유족 측은 골동품 시장에서 1944년 미군 전투복을 직접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100세 일기로 별세한 백 장군은 불과 33세 나이에 1953년 1월 육군 대장으로 진급한 국군 역사상 최초의 4성 장군이자 6·25 전쟁 영웅이다. 다만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 독립군 토벌대로 악명 높은 간도특설대에서 2년 남짓 복무한 이력으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 논란이 됐다.
백 장군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후 국내외에서 추모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동시에 그의 친일 행적 논란이 국립묘지 안장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정쟁의 대상이 됐다. 광복회 대전충남지부 등 시민사회단체는 안장식 당일인 이날도 대전현충원 정문에서 ‘백선엽 장군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반대 시민대회’를 열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