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맘카페 등을 통해 “붉은 수돗물이 나오더니 유충이 발견됐다”고 잇따라 증언하고 있다. 또다른 주민은 “유충은 썩은 물에서나 나오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와 관련, 인천시(시장 박남춘)는 서구 지역의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됨에 따라 이날 오후 관계기관과의 회의를 긴급 개최하고 현재까지 조치된 사항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수돗물 속에 벌레유충이 발생했다는 민원은 이날 낮 12시까지 총 23건의 관련 민원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민원 접수 즉시 현장 점검반을 구성하고 현장을 점검했다.
현재 유충이 발생한 지역의 계량기 전 직수관을 24시간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환경청, 국립생물자원관과 함께 수돗물 공급과정 전반에 걸쳐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
시와 관계기관은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국립생물자원관에 의뢰해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견된 유충과 가정에서 발견된 유충의 DNA 일치여부를 조사하면서 수자원공사와 함께 배수지 내시경 조사를 통해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기 위한 다양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시는 재발방지를 위해 활성탄 여과지를 활용한 고도정수처리공정을 표준공정으로 전환해 활성탄 여과지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여과지 세척 주기를 72시간에서 48시간으로 단축하고 중염소를 추가 투입하는 등 긴급조치를 시행했다.
또한 유충 발생 지역의 수돗물 방류작업을 실시하여 기존 수돗물을 교체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으로 확인되었다. 국립생물자원관 김왕규 박사는 “국내에 알려진 깔따구류가 유해하다고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는 안전을 위하여 왕길동, 당하동, 원당동, 마전동 약 3만6000가구에 대해 직접 음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시는 주민들에게 미추홀참물은 물론 수자원공사를 통해 식용수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에 대해서는 안전성이 명확하게 확인될 때까지 생수 등을 사용하여 급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서구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이 상황을 공유하는 등 초동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박남춘 시장은 관계 전문가들과 함께 신속하게 원인을 밝히고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려드릴 것을 당부하고 “시민 여러분께서는 유충이 발생되는 경우 신속하게 신고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구 일부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최초 접수를 시작으로 5일간 총 10여 건이 공식 접수됐고, 이후 확인한 분들의 제보가 있으나 신규발생인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긴급대응과 함께 지역 카페 등 커뮤니티 모니터링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더 확인해 봐야겠지만 배수지를 거치지 않는 직수공급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어제 밤 11시경부터 공촌정수장 고도정수 처리를 표준정수 처리로 전환했고, 주요 발생지역 5개소에 필터를 설치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일찍 공촌정수장에서 긴급 점검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우선 수질관리를 위해 주요 지점에 필터를 확대 설치해 2~3시간 간격으로 24시간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도록 했습니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추가 유충이 나오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지속 발견된다면 대응조치를 상향하겠습니다.
원인은 공촌정수장부터 각 가정의 수도꼭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샅샅이 뒤져 찾아내도록 했습니다.
신속히 상황을 안정시키겠습니다.”라고 썼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