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로 실직자 수가 폭증하면서 올해 벌써 540만명 가량이 의료보험 혜택을 상실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민단체 ‘패밀리즈 USA’는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과거 최고 수준이었던 2008∼2009년의 390만명보다도 40% 가까이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65세 미만 실직자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뉴욕,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두드러졌다. 텍사스 주의 경우 주민 10명 중 3명 이상이 의료보험을 잃은 상태로 나타났다. 65세부터는 노인의료보험제도가 적용된다.
미국의 보건 분야 최대 자선단체인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도 이와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재단은 올 연말까지 1000만명의 미국인이 팬데믹에 따른 실직으로 직장 의료보험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보험을 상실한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수개월간 천문학적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올 11월 대선에서도 건강보험 문제는 주 이슈가 될 전망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이번 조사에서 텍사스 등 오바마 케어(Affordable Care Act)에 따른 메디케이드(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조제도)를 확대하지 않은 13개 주에서는 의료보험 미가입자가 43%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메디케이드를 확대한 37개 주에서는 절반 수준인 23%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측은 오바마 케어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오바마 케어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패밀리즈USA의 스탠 던은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다. 대공황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라면서 “의료보험 미가입자가 최악의 증가세를 보인 것은 놀일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책 입안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의료보험을 상실한 사람들의 대략적인 규모를 파악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