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최저임금 전쟁’… 노사 모두 강력 반발

입력 2020-07-14 17:23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KAC공항서비스지부 등이 연 한국공항공사 전국 14개 공항 자회사노동자 준법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평생 일해도 최저임금, 제대로 받아보자'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

역대 최저 인상률을 기록한 내년도 최저임금(8720원)이 결정되자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참가한 근로자위원들은 사실상 전원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이의제기를 예고했다.

양대노총은 14일 공동성명을 내고 “내년도 최저임금 8720원은 참담한 결과”라며 “공익위원이 단일안으로 제시한 1.5% 인상 근거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약 보름간의 행정절차 기간 동안 이의제기를 준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했던 정부도 비판했다. 양대노총은 “정부는 노동존중사회와 소득주도 성장을 외치며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지난 정부와 인상률 차이가 없었다”며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삭감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 전원 사퇴 계획을 언급하며 “공익위원들 거취는 양심에 맡긴다”고 압박했다.

‘최소한의 동결’을 굽히지 않았던 경영계도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다. 최선봉에서 협상을 주도했던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공식으로 사과했다. 경총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동결했어야 했다”며 “이를 반영하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은 아쉽지만 수용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편의점 업계는 ‘수용 불가’ 의견을 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아르바이트와 영업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