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콘텐츠 기업 카카오엠이 엔터테인먼트 자원을 결집해 2023년 연 15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선보인다. 카카오엠은 또 엔터테인먼트 주요 크리에이터들과의 연계를 강화해 가요 부문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로 뻗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성수 카카오엠 대표는 14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콘텐츠를 중심으로 새로운 지적재산을 기획·발굴하고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확장해 안정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엠이 2018년 회사 출범 후 대언론 행사를 연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CJ ENM 대표이사 출신의 김 대표는 그동안 공격적인 엔터테인먼트 영역 확장 정책을 펼쳤다. 먼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음악레이블 4곳과 BH엔터테인먼트 등 배우 매니지먼트사 7곳, 로고스필름 등 드라마 제작사 3곳, 월광 등 영화 제작사 2곳, 공연제작사 쇼노트, 캐스팅 에이전시 레디엔터테인먼트, 커머스 기업 그레이고를 인수하거나 협업 관계를 맺었다. 드라마 ‘열혈사제’ 박재범 작가, 예능 ‘진짜 사나이’ 김민종 PD 등 스타 크리에이터들의 영입도 이어졌다.
카카오엠은 각 분야 최고의 역량을 갖춘 이들과 연계를 강화해 연간 최소 4000억원 이상 규모의 음악과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배우, 가수 등의 탤런트IP 뿐만 아니라 작가·감독·작곡가 등 콘텐츠 크리에이터, 이들과 함께 콘텐츠를 기획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비즈니스 리더 등이 모두 (연계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탤런트IP 영역 확장을 위해 연예인들이 직접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개인 디지털 채널을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 공간에서는 아티스트가 자신의 이미지와 스토리를 바탕으로 상품을 기획·유통·마케팅하는 일도 가능하다.
가요 부문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음원 투자유통 점유율을 바탕으로 멀티 레이블 체제를 강화하고, K팝 미디어 원더케이와 쇼노트를 활용해 디지털과 라이브 엔터테인먼트까지 영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싱어송라이터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아이돌 등 아티스트 중심의 레이블 구조를 프로듀서와 작곡가까지로 영역을 확대하고, 역량 있는 신인 발굴을 위한 공개 오디션도 지속해서 열 계획이다.
영상 부문에서는 드라마·영화·연극 등에서 활약 중인 톱 크리에이터 20여 명과 함께 로맨스부터 코미디·메디컬·수사까지 다양한 장르의 IP 개발에 나선다. 2023년에는 블록버스터급을 포함해 연간 약 15편의 작품을 제작하는 게 목표다.
최근 OTT 경쟁에서 화두로 떠오른 오리지널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도 2023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총 240개 이상의 타이틀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카카오톡은 전 국민이 사용하는 강력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만큼 카카오M의 디지털 콘텐츠들도 더 편리하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일 마땅한 플랫폼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새로운 플랫폼을 연내 오픈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유명 엔터테인먼트사를 인수·합병하고 있는 카카오엠을 향해서 시장을 잠식하는 ‘공룡’이 되어간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대표는 “좋은 콘텐츠는 좋은 콘텐츠 인프라에서 나온다. 우리는 영세한 제작사, 기획사들의 체력을 키워보자는 것”이라며 “패키징 서비스(작품의 판권, 제작진, 캐스팅 등을 묶는 것)가 카카오엠의 콘텐츠 근간이자 비즈니스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수익 모델에 대한 질문에는 전통적인 방법인 VOD(주문형비디오) 광고료와 수신료를 제시했다. 카카오를 활용해 광고주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보겠다는 계획은 언급됐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