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의료계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이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종사자 중 300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이날 발표한 ‘노출되고, 공격받고, 침묵을 강요받는 의료진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79개국 코로나19에 노출된 의료진 중 3000여명이 사망했다.
앰네스티는 ‘의료종사자’에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청소노동자, 구급차 운전자 등을 포함했다.
의료진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러시아로 545명이다. 전 세계 의료진 6명 중 1명은 러시아인 셈이다.
이어 영국 540명, 미국 507명, 브라질 351명, 멕시코 248명 순이다. 한국은 1명의 의료진이 사망했다.
앰네스티는 79개국 중 63개국의 의료진이 개인보호장비(PPE)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의 한 의사는 “의사들이 월급의 12%를 PPE 구매에 쓰고 있다”고 열악한 노동환경을 전했다.
이집트에선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정부의 방역 대책을 비판한 의료 종사자 9명이 구금되기도 했다.
이집트의 한 의사는 “많은 의사가 정부의 탄압에 사비로 PPE를 구매하고 있다”며 “정부가 의사들에게 죽음과 교도소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선 간호조무사가 페이스북에 PPE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가 해고를 당했다.
러시아에서는 PPE 부족 문제를 공개적으로 발언한 의사 두 명이 정부의 보복을 받고 있다. 한 명은 러시아의 가짜뉴스 처벌법으로 기소돼 10억 루블(약 170억)의 벌금형이 부과된 상태다. 다른 한 명을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데 해고가 유력하다고 앰네스티는 전했다.
앰네스티 측은 “코로나19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은 정부의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알 수 있다”며 “의료진의 침묵을 강요하는 정부가 어떻게 보건 정책을 주요 문제로 다룰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