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채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장이 최근 전국 농어촌목회자 114명에게 맞춤 양복을 선물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4일 전남 신안군 증도 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에서 열린 기성 제 114년 차 신임 총회장 헌신예배에 이들을 초청해 이같이 했다. 양복은 미스터트롯의 정동원이 결승전에서 입은 옷 때문에 더 유명해진 서울 답십리 엘부림(대표 박수양 장로) 양복점에서 맞췄다.
지난 3일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총회장은 “지난해 기성 부총회장에 당선되면서 총회장이 되면 농어촌 목회자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었다”며 “이번에 이를 실천하게 된 것으로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했다. 올해는 기성 총회 114년 차다. 그 숫자에 맞춰 농어촌 목회자 114명을 초청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내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려 했어요. 하지만 내가 섬기는 중앙성결교회 성도 중에 헌신하고 싶다는 이가 있어 함께했어요. 평생 처음 양복을 맞춰 입는 분도 있어서 감회가 남달랐어요.” 한 총회장은 “생각해보면 농어촌에서 우리 교단 순교자들이 많이 나왔다. 농어촌 지역을 섬기는 목회자들은 순교의 피를 이어받은 분들”이라며 “이들을 섬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선물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헌신예배에는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90여 명만 참석했다. 이들은 신발을 벗고 강단 앞에 무릎 꿇은 한 총회장을 위해 손을 들고 축복했다. 이날 참석하지 못한 목회자들에게는 맞춤 양복 교환권이 우편으로 전달됐다.
박수양 엘부림 대표는 하루 전날 행사장에 도착해 목회자들의 몸 치수를 쟀다. 맞춤 양복은 이들 집으로 보내진다. 엘부림은 가봉 없이 양복을 맞추는 기술을 갖고 있어 가봉을 하기 위해 추가 방문이 필요없다. 박 대표는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을 생각하는 한 총회장의 마음에 깊이 감동했다”며 “나도 목회자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좋은 옷을 만들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서울 답십리침례교회 장로로 그 역시 지난 40여 년간 어려운 목회자와 선교사들에게 양복을 선물해왔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