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심상정, 피해자가 두려워한 위력에 가담한 꼴”

입력 2020-07-14 15:06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왼쪽)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정의당 의원들의 고(故) 박원순 시장 조문 거부 논란에 대해 사과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향해 “피해자가 절망했던 위력에 가담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 대표에 대해 가졌던 마지막 신뢰의 한 자락을 내다 버린다. 대체 뭘 하자는 건지 어이가 없다”면서 “저 말 한마디로 피해자가 ‘50만명이 넘는 국민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이라 절망했던 그 위력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심상정마저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규정하며 내쳤으니 우리라도 고(故) 박원순 전 시장 때문에 ‘피해자’에서 졸지에 ‘피해호소자’로 지위를 변경당한 수많은 성추행 피해자들 옆에 서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진 전 교수는 “(심 대표는) 민주당 2중대 하다가 버림당했을 때 이미 정치적 판단력에 한계를 드러냈다”며 “진보정치에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태”라고 꼬집었다. 또 “젊은이들의 감각을 믿고 그들에게 당의 주도권을 넘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피해자 중심주의’의 원칙도 앞으로 ‘피해호소자 중심주의’로 이름이 바뀔 것”이라며 “이게 다 박 전 시장의 뜻을 기리는 방식입니다. 다들 미쳤어”라고 덧붙였다.

앞서 심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국회 의원총회에서 정의당 의원들의 박 전 시장 조문 거부 논란에 대해 “유족과 시민의 추모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성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