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을 두고 ‘가짜 미투 의혹’을 제기해 논란에 휩싸인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권력을 가진 철면피”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3일 페이스북에 ‘박 시장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는 윤 의원의 발언을 보도한 기사 링크를 공유하면서 “진실을 향한 피해자의 싸움이 길어지겠다. 권력을 가진 철면피들을 상대해야 하니”라고 적었다.
앞서 윤준병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울시) 행정1부시장으로 근무하면서 시장실 구조를 아는 입장에서 (성추행 피해 고소인 측의 기자회견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 내용들이 있었다”며 “침실, 속옷 등 언어의 상징조작에 의한 오해 가능성에 대처하는 것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썼다. 이는 피해자가 주장한 성추행 피해 정황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윤준병 의원은 또 “박원순 시장은 통상의 기대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 인지 감수성을 가진 분”이라면서 “고소 이후에 전개될 진위여부에 대한 정치권의 논란과 논란 과정에서 입게 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죽음으로서 답하신 것이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 이후 ‘가짜 미투’ 의혹을 제기했다는 논란이 확산되자 윤준병 의원은 14일 오전 페이스북에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일부에서 가짜 미투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도했지만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면서 “가짜뉴스와 정치권의 공격과 논란으로 피해자에게 더 이상의 2차 피해가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행정1부시장 등을 거친 윤준병 의원은 ‘박원순계’로 분류되며 지난 총선에서 전북 정읍·고창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의 서울시 행정1부시장 재임 기간(2018년 1월~지난해 4월)은 피해자가 박원순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기간과 겹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