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저는 늘 두 가지 지점에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정부 탄생을 도운 일, 문재인정부 탄생의 길을 열어준 일”이라고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20대 총선에선 민주당 승리를 이끌며 새누리당에 패배를 안겼다. 김 위원장 자신이 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의 정권 창출에 도움을 준 데 대해 사과한 것이다.
특히 김 비대위원장은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았던 데 대해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선 건전한 야당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민주당은 예상을 깨고 제1당이 되었고 그것이 나중에 대통령을 탄핵하는 정치적 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가 새누리당을 도운 데 대해선 “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왔던 이유는 친인척 관계가 비교적 간단하여 측근 가운데 물의를 일으킬 사람이 없을 것이라 보았기 때문”이라며 “경제세력의 유혹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으리라 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이 착오였다는 것은 곧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4·15 총선에서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것과 관련, “문재인정부의 폭정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대 총선과는 정반대로 민주주의 다른 기둥이 무너질 위기를 보이자 늦게나마 선거운동을 총괄하겠다고 나섰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