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정부 17년 만에 사형 집행… 8살 여아 포함 일가족 살해 혐의

입력 2020-07-14 06:10

미국 연방정부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한다. 대상은 24년 전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남성이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제7 순회 항소법원이 사형수 대니얼 리에 대한 사형 집행을 연기하라는 인디애나폴리스 연방법원의 결정을 뒤집었다고 보도했다.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리는 오는 13일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백인우월주의자인 리는 1996년 아칸소주에서 총기상 윌리엄 뮬러와 그의 아내 낸시 및 8세 딸을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사형에 반대하는 피해자 유족이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집행 연기를 신청해 이에 대한 심사가 이뤄졌다. 유족은 사형 집행을 직접 참관해야 하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될 우려가 있으니 형 집행을 연기해달라는 취지로 집행 연기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애나폴리스 연방법원은 유족의 형 집행 연기 신청을 받아들였지만 법무부는 즉각 항소했다.

유족은 항소법원에서 “사형을 면제해달라는 게 아니다. 리의 사형을 안전하게 지켜볼 수 있는 피해자의 합법적인 권리 행사를 도와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법원은 “유족의 주장을 받아들일 만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판결을 뒤집었다.

형 집행 연기 판결이 뒤집힘에 따라 리의 사형은 오는 13일에 예정대로 집행된다. 주가 아닌 연방정부 차원의 사형 집행은 2003년 이후 17년 만이다. AP통신은 리를 포함해 4명의 사형수가 연방정부의 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