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촉발 지열발전소 시추기 철거되나

입력 2020-07-13 18:00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경북 포항지진을 촉발한 포항지열발전소 시추기(사진) 철거가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포항시와 시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13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시추기 철거를 위해 중국인 기술자 6명이 입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지침에 따라 2주간 자가격리 중이다.

자가격리가 해제되면 시추기 해체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본체 외 8종의 부속물로 구성된 시추기 철거는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추기 소유권을 가진 신한캐피탈은 지난 2월 13일 인도네시아 업체에 매각했다. 금액은 160만 달러다.

포항시는 지난 2월 시민 정서를 고려해 진상조사가 끝날 때까지 철거를 보류해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와 신한캐피탈에 요청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지열발전시설 점유이전 및 철거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나 ‘시추기 철거에 따른 지진 위험이 없다’는 포항지열발전 부지 안전성 검토 TF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 1월 소송을 취하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추기 철거를 법률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포항지열발전소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주)넥스지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포스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등이 참여하고 총 798억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2016년 6월 1차 설비가 완공돼 시험발전을 시작해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 지열발전소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