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폭력→2차가해 논란에… 靑 “드릴 말씀 없다”

입력 2020-07-13 16:25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의 주장과 관련해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원순 시장 고소인 측에서 진상조사와 함께 2차 가해의 고통을 이야기했는데, 원론적으로라도 청와대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을 열고 “피고소인이 사망해 형사고소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결코 진상규명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피해 호소인 A씨를 향한 온·오프라인상의 2차 피해도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오늘 오전 피해자에 대해 온·오프라인 상으로 가해지고 있는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부소장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숨이 막히도록 한다”고 토로했다.

A씨가 언급한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는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청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청원은 56만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동의했으나, 박 전 시장의 장례는 서울특별시장으로 이날 오전 진행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