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혁신적인 최고의 신작 뮤지컬로 불리는 ‘그레이트 코멧’이 9월 15일부터 한국에서 초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의 경우 올해 공연 재개 자체가 불투명한데 한국은 이 시기에 ‘캣츠’ 등 내한 공연에다 초연 개막까지 몰리고 있다.
‘그레이트 코멧’은 현재 미국 공연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곡가 겸 극작가 데이브 말로이와 레이첼 챠브킨이 연출한 송스루(sung-through) 뮤지컬이다. 톨스토이의 걸작 소설 ‘전쟁과 평화’ 중 일부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한국 초연에는 홍광호, 박강현 등 막강한 실력파 배우가 총출동한다. 피에르(홍광호·케이윌)는 아코디언과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며 극의 문을 여닫는 인물로 부유한 귀족이지만 사회에서는 겉돌고 불행한 결혼생활과 삶에 대한 깊은 회의 속에서 방황하는 남자다. 나타샤(정은지·이해나)는 전쟁에 출전한 약혼자를 그리워하는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스무 살의 여인이다. 아나톨(이충주·박강현·고은성)은 향락을 추구하며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젊은 군인으로 나타샤를 유혹한다.
한국 초연 연출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과 ‘귀환’을 맡았던 김동연이 맡았고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가 유니버설아트센터의 내부 전체를 무대와 객석 간의 경계가 허물어져 있는 혁신적인 다차원적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관객들에게 강렬한 체험을 제공한다. 팝, 일렉트로닉, 클래식, 록, 힙합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으로 이뤄진 27곡의 넘버는 김문정 음악감독이 지휘한다.
‘그레이트 코멧’은 2012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였고 2016년 브로드웨이 임페리얼 씨어터에 입성했다. 2017년 공연에서는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조쉬 그로반이 주인공으로 참여했다. 브로드웨이 공연은 2017년 토니 어워드에서 ‘최우수 뮤지컬상’을 포함해 12개 부문에 최다 노미네이트됐다. 또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4개 부문과 외부 비평가 협회 어워드에서 2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아직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공연장은 문을 걸어 잠그고 있지만 ‘K방역’은 건재하다. 세계 뮤지컬계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최근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부 장관에게 “한국의 대응 사례를 배워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고, 자신의 작품인 ‘오페라의 유령’이 유일하게 한국에서 공연되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그의 작품인 ‘캣츠’도 조만간 한국으로 온다. 방역 부문에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이기에 내한공연이 성사된 것이다. 로이드 웨버는 영국 런던의 웨스드엔드에 있는 자신의 극장 중 한 곳에 한국의 방역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