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50대 여의사가 1400마리 강아지를 구조했다. 자카르타에서 11년째 ‘개고기’로 도축될 위기에 처한 개를 구조해왔다. 매주 한두 마리 구조하다보니 5000㎡ 규모 동물보호소를 운영하게 됐고 30명 직원도 두게 됐다.
수사나씨는 13일 AFP통신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에서 여의사는 “2009년 임신한 개가 도살을 앞둔 모습을 SNS에서 처음 봤다”며 “개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개고기' 문제를 알게 돼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수사나와 직원들은 도축업자에게 돈을 주거나, 다른 고기를 제공하고 개를 구출해왔다. 수사나는 "이번 달에도 현지 한국 식당으로 향하는 개 수십 마리를 구조했지만, 매번 제시간에 구출하지는 못한다"며 "최근 한 정육점으로 달려갔지만, 도착 전 이미 도살됐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전역에서는 연간 100만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도살된다. 자카르타에 개고기를 판매하는 식당이 100개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 인구 87%를 차지하는 이슬람 신자(무슬림)들은 개를 부정하고 불결한 동물로 여기며 개고기를 잘 먹지 않지만, 비무슬림 가운데 개고기를 별미로 즐기는 이들이 있다.
수사나는 “매주 한두 마리를 구조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돈이 없는 사람들이 애완견, 유기견까지 내다 팔면서 구조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진짜 전투는 도축업자로부터 개를 구조하는 것이 아니라 팬더믹(전 세계적 유행) 상황에 개들을 돌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사나는 1400 마리 개에게 매일 0.5t의 육류를 먹이로 공급하고,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한 달 2만9000 달러(3500만원) 이상 경비를 쓰고 있다. 수사나는 지역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맡아 월급을 벌고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