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지금은 추모와 애도의 시간…평가 마땅히 이뤄질 것”

입력 2020-07-13 10:20 수정 2020-07-13 14:58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이 13일 오전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도착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 등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13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박 시장을 추모하는 영상이 상영되자 객석을 채운 조문객들은 애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영상에서 “역사의 현장엔 늘 그가 있었습니다. 깨끗하고 합리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라는 자막이 나오자 짐짓 생각에 잠긴 듯 장내는 조용해졌다.

영상에선 “청년 박원순,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며 “우리 사회 혁신의 역사,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함께 만들어온 박원순의 길”이라고 그를 기억했다.

영상에선 또 “한번도 가지 않았던 길을 걷던 원순씨. 애닳고 슬프지만 어쩔 수 없이 보내드려야만 합니다”라며 “원순씨의 평안한 안식을 기도합니다. 원순씨가 못다 이룬 뜻을 남겨진 시민 동지들이 이어가겠습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 원순씨”라고 했다.

장례위원장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박원순 당신의 장례 위원장 노릇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고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애도가 끝난 이후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며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라고 추모사에서 말했다. 그는 “수많은 서울 시민, 해외 다수 인사까지 당신의 죽음에 충격과 슬픔 하는 것은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며 “당신 없이 그 많은 일을 어떻게 감당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는 “인권변호사 박원순은 척박한 시민 운동의 길을 걸었다”며 “박원순 시장은 한국사회 시민사회의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탈한 옆집 아저씨와 같은 시장으로 시민을 위해 열정 바쳐서 일을 해왔다”며 “오랜 친구 박 시장님 그토록 애정을 쏟은 서울 시정 훼손되지 않도록 잘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행정1부시장)은 “박 시장은 어떤 순간에도 약자를 외면하지 않았다”며 “박 시장께서 만든 서울은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는 표준이 됐다. 서울은 선진국이 부러워하는 도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고통받는 이들의 삶을 회복하고자했던 박 시장의 꿈을 우리 모두의 과제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리는 13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 시민들이 모여있다.

한편 박 시장을 배웅하는 운구차는 오전 7시20분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해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8시쯤 도착했다. 박 시장의 영결식은 오전 8시30분부터 시청 다목적홀에서 온라인 생중계됐다. 영결식 현장에는 유족과 시·도지사, 민주당 지도부, 서울시 간부, 시민사회 대표자 등 100여명의 제한된 인원만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3일 오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식을 마친 유족과 지인 등이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떠나는 차에 오르고 있다.

장례위는 영결식을 마친 뒤 박 시장의 시신을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한다. 이후 고향인 경남 창녕으로 옮겨 매장할 방침이다. 공동장례위원장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행정1부시장) 등이 맡는다. 영결식 사회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이 13일 오전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도착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