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올해 가을 학교 개학 밀어붙여
무작정 개학에 “코로나 위험 경시” 비난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12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1만 500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미국 한 주(州)에서 하루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최대 기록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지난 4월 뉴욕주에서 1만 200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적이 있었는데, 이 기록을 플로리다주가 깬 것이다.
NYT는 플로리다주의 대도시인 마이애미와 올랜도, 웨스트 팜비치 등에서도 하루 최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국 보건전문가들은 플로리다주에서 외출금지 명령이 해제되고, 경제가 이르게 재정상화된 이후 지역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스 플로리다대 교수인 마리사 레빈은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 보호조치들을 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들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존스 홉킨스 대학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30만명, 사망자는 13만 5000명을 각각 넘어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가을 학교 수업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벳시 디보스 교육부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CNN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학교 정상화를 강조했다.
디보스 장관은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학교 지도자들은 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보스 장관은 또 안전한 개학에 대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과 관련해 “그 지침은 유연하게 처리될 것이며 상황에 맞게 적용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디보스 장관은 이어 “개학하지 않는 학교는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지원금은 가족들에게 주어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문을 열지 않는 학교에 대해 정부 지원금을 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개학을 밀어붙이는 것은 미국이 정상 생활로 돌아왔다는 신호를 주고, 맞벌이 부부 등의 직장 활동을 돕기 위한 의도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디보스 장관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학교 문을 여는 위험성을 경시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면서 “그들은 직무유기와 나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아이들이 학교에 돌아가기를 원하지만, 안전하게 학교에 가야 한다”면서 “CDC 지침이 있다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NYT는 대학까지 포함해 모든 학교를 정상화할 경우 코로나19 확산의 최대 위험을 만들 것이라는 CDC 내부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