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3월 계약을 체결한 에스티큐브사와 추가 계약을 체결하며 위탁개발(CDO) 사업의 성장을 가속하고 있다. 미국 내 CDO 법인 설립도 순항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2일 에스티큐브사와 면역관문억제제 STM418 항체에 대한 CD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또 다른 면역관문억제제 신약 후보 물질 STT-003 항체 CDO에 이은 두 번째 CDO 계약이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STM418의 세포주 개발부터 공정개발, 임상 시료 생산 및 임상시험계획 제출 등 개발 서비스와 임상용 물질 생산 서비스를 일괄 제공하게 된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나 면역세포의 면역반응 회피 신호를 억제해 면역기능을 극대화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약물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CDO 사업 진출 이후 2년간 55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중 29건이 재계약으로 재계약률이 53%에 달한다. 기존 고객이 추가로 물질 개발을 위탁하는 재계약을 통해 성장 중이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지난 1분기 123억원을 출자해 미국에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지난 4월 예정이던 CDO 연구센터 개소 일정은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지연됐지만 연내 센터를 개장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위탁생산(CMO)은 제약사의 요구대로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사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핵심 사업이다. 최근 적극적으로 확장 중인 CDO는 세포주, 공정, 제형, 분석법 등 세포주부터 전임상 등의 초기 임상까지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CMO의 전방산업에 해당한다. CDO 계약은 향후 후속 임상 물질을 생산하거나 상업화하는 데 있어 CMO 계약으로 연계되는 효과가 있다. 초기 임상과 생산을 모두 한 회사에 맡겨 효율성 극대화를 꾀하는 것이다.
합성의약품(케미컬)에 비해 바이오의약품 CMO·CDO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합성의약품은 화학물질 결합으로 합성 비율과 방법을 알면 대량 생산이 쉽다. 반면 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 유래 단백질을 기반으로 해 대량 생산이 어렵고 단가가 높다. 별도의 복잡한 생산시설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 글로벌 제약사도 CMO에 생산을 위탁하는 추세다. 연구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 재무적 부담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분업화가 심화하면서 바이오 의약품 CMO, CDO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세계 CMO 시장은 14조3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향후 10년간 연평균 13.4% 성장해 2025년에는 30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