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은 지금 ‘그린우드 신드롬’…“판 페르시 빼다박아”

입력 2020-07-12 15:10 수정 2020-07-12 15:4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메이슨 그린우드가 지난 4일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성 메이슨 그린우드(18)의 활약이 신드롬에 가까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경기에서 연속골을 집어넣으며 팀의 전설적 선수인 조지 베스트, 웨인 루니의 10대 시절 기록까지 갈아엎을 기세다.

그린우드는 12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올 시즌 총 42경기에 출장, 16골을 기록하고 있다. EPL 지난 라운드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 1골을 추가하면서 리그 3경기에서 4골을 집어넣는 활약을 했다. 맨유에서 한 시즌에 그보다 많은 골을 넣었던 10대는 1965-66시즌의 조지 베스트, 1967-68시즌의 브라이언 키드, EPL 시대에는 2004-05시즌의 웨인 루니뿐이다.

과거 맨유에서 박지성과 선수 생활을 함께한 패트리스 에브라는 10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그린우드는 로빈 판 페르시를 떠오르게 한다”면서 “지금처럼 계속해서 겸손하고 열심히 노력해 매 경기 발전하면서 올레 구나 솔샤르 감독에게 배워나간다면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비교의 대상이 된 판 페르시 역시 최근 팬들과의 영상 인터뷰에서 직접 “매 경기 내 스타일과 기술, 내 왼발과 골 넣는 방법을 따라가고 있다”면서 “잘 성장할 것”이라며 뿌듯함을 나타냈다.

현지 언론에서는 그린우드의 활약상을 분석하는 데 열을 내고 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최근 그린우드를 일컬어 ‘EPL에서 가장 치명적인 공격수’라면서 그의 활약이 계속될지를 따로 데이터 분석해 내놨다. 이들은 그린우드가 골 기댓값(XG)에서 실제 골로 변환하는 비중이 다른 선수에 비해 확연하게 높은 점을 지적하며 “현재의 통계대로라면 가장 적은 기회에서도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올 시즌 유럽 전체로 시야를 넓혀도 그보다 인상적인 활약을 하는 10대는 많지 않다. 그보다 올 시즌 많은 골을 넣은 건 주전으로 40경기에 출장, 44골을 집어넣은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의 엘링 할란드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의 AZ알크마르에서 39경기 20골을 넣은 마이론 보아두 정도다. EPL 역사를 다른 팀까지 통틀어도 한 시즌 그보다 많은 골을 넣은 18세 이하 선수는 10대 나이에 발롱도르를 받았던 리버풀의 마이클 오웬, 같은 팀의 로비 파울러 정도다.

맨유의 주장이었던 해설가 게리 네빌은 “그린우드의 재능은 엄청나다. 침착성, 공을 받는 능력, 주의력, 결정력까지 모든 걸 갖췄다”고 칭찬했다. 그는 이어 “그린우드는 시간이 지나면서 중앙공격수로 커나갈 것”이라면서 “지금도 매 경기 발전하고 있지만 한 단계 크게 발전할 때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