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일부 커뮤니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는 사안의 정당화를 위해 이순신 장군까지 소환하는 모습을 보이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진 전 교수는 12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난중일기에서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는 구절 때문에 이순신이 존경받지 말아야 할 인물인가요? 그를 향해 제사를 지내지 말라는 건가요?”라는 글에 대해 “이걸 말이라고 하는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니다. 박원순은 이순신이 아니다. 피해여성은 관노가 아니다”라고 해당 질문의 내용을 반박했다.
진 전 교수는 “그래도 이 발언, 높이 평가한다. 아주 솔직하다”며 “친문과 그 지지자들이 국민을 바라보는 시각을 노골적일 정도로 정직하게 보여준다. 한마디로 친문의 눈에는 국민이 노비로 보이는 거다. 그들의 눈에는 여성이 관노로 보이는 거다. 그들이 자자고 하자면 언제라도 잠자리에 들 의무가 있는… 실제로도 그렇게 해왔잖아요”라고 꼬집었다.
지난 11일 한 진보 커뮤니티에는 한 회원이 박 시장의 추모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한 사람의 치열한 인생이 이렇게 도덕적 재단으로 다 날려가는 건가요?”라며 “난중일기에서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는 구절 때문에 이순신이 존경받지 말아야 할 인물인가요? 그를 향해 제사를 지내지 말라는 건가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에 네티즌들은 “박 시장의 보호를 위해 이순신 장군까지 소환해야 하느냐”며 비난 댓글을 쏟아냈다.
한편 ‘이순신 장군이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는 구절은 일부 학자들 사이에는 의견이 분분한 내용이다.
박종평 이순신 연구가는 지난 2015년 신동아 사설에서 “난중일기 속 이순신은 그야말로 전쟁의 승리, 그리고 군사와 백성이 먹고사는 것 외에는 생각하지 않은 불쌍한 사람이었다”며 “그런 그의 삶을 글자 몇 개로 조각내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은 후대가 할 일이 아니라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