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숙현 선수가 한때 몸담았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 내에서 ‘팀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선수들을 폭행하고 불법의료행위를 한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으로 안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안씨는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증 없이 선수들에게 의료행위를 하고 치료비 등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최 선수를 비롯해 여러 선수를 때리거나 폭언을 하는 등 가혹 행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여자선수들을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내 가혹 행위 사건이 알려지자 잠적했던 체포영장이 발부된 안씨를 지난 10일 대구 주거지에서 체포해 경주경찰서로 이송한 뒤 이틀 동안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안씨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됐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지만 대체로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경산 한 내과의원에서 물리치료사 보조직원으로 일하던 중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수 소개를 거쳐 운동처방사로 일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미국에서 의사 면허를 땄다고 자신을 소개해 의사 행세를 했고 팀 내에서 ‘팀닥터’로 불렸다.
앞서 경찰 수사과정에서 다수 전·현직 선수들이 안씨 등으로부터 폭행 등 피해를 봤다고 진술했다. 일부 선수는 안씨가 단순 운동처방의 범위를 넘는 의료행위를 한 정황까지 호소했다.
이날 안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구속 여부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13일 결정될 예정이다.
안씨는 앞서 지난 3월 최 선수가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김규봉 감독과 안씨, 선배 선수 2명을 고소했을 때 최 선수를 폭행한 혐의가 드러나 5월 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