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워할 땐 언제고…파출소 반려견 덩치 커지자 파양?

입력 2020-07-11 05:07

경기 포천경찰서 포천파출소가 3년 동안 기르던 반려견 두 마리를 파양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29일 ‘포천파출소에 사는 왕방이 왕순이를 지켜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포천파출소에 사는 왕방이와 왕순이는 파출소 마당 한쪽에 마련된 견사에서 3년간 생활해온 반려견이다.

자신을 “왕방이, 왕순이를 멀리서나마 지켜보며 항상 응원하던 시민”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사실 왕방이는 몇 해 전 근무하던 파출소장이 데려다 놓고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아 가버렸고, 왕순이 또한 파출소 직원이 데려다 놓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따지고 보면 유기된 유기견”이라며 “이런 구차한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는 ‘개가 짖어 시끄럽다’는 주민신고로 인해 경찰서에서 파출소로 개를 치우라는 지시가 내려와 개를 치워야 한다고 한다”고 걱정했다.

청원인은 “작고 귀여울 때는 데려다 놓고 예뻐하다가, 유기 아닌 유기를 해놓고 사라지신 분들 때문에, 어디 내다 버릴까 봐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칭찬청원까지 올렸는데, 개 짖는다고 민원이 들어왔으니 치우라면…. 어디다 치울 거냐”며 “그저 지금처럼만 지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또 “데리고 온 당사자뿐만 아닌 파출소 직원들 누구 하나 왕방이 왕순이의 사료를 돈 주고 사지 않았고, 누구도 녀석들의 동물등록을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이웃 주민 분께서 좋은 사료 사다 먹이고, 동물등록도 했다. 아프면 병원 데려가고, 때가 되면 잊지 않고 내외부 기생충 예방도 했다”고 전했다.

이 청원은 현재 진행 중으로 2111명이 동의했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