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에서 예산을 지원받는 법정경제단체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가 지난달 진행한 워크숍에서 술판과 춤판을 벌여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소공연 노조가 집행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3일 배동욱 소공연 회장이 회원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했지만 공식적인 사과 등 대응이 없자 노조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집행부와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소공연 노조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공연 사무국 노조는 최근 벌어진 소공연 워크숍 논란에 대해 진정성 있는 대국민 사과에 나서지 않는 소공연 현 집행부를 대신해 전국의 소상공인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국민 세금으로 술판, 춤판 논란으로 확산된 이번 워크숍에 저희 사무국 직원들은 코로나 19 시국과 여론 상황 등을 고려해 여러 번 고언을 전달했음에도 묵살됐다”며 “이 사태는 평소 독단적으로 업무를 처리해온 현 집행부의 자세로 인해 예견되었던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로 소상공인의 대표 법정경제단체로서 소상공인연합회의 위상은 나락으로 추락했고, 임직원들이 피땀 흘려 쌓아 올린 소상공인연합회는 국민 세금으로 술판, 춤판이나 벌리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조롱당하고 있다”며 “현 집행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명확히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며 저희 사무국 노조 또한 뼈를 깎는 각오로 소상공인연합회가 다시 새롭게 거듭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공연 노조는 집행부를 규탄하면서도 주무부처인 중기부 박영선 장관에게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박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배 회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조는 “궁극적인 목표는 집행부와 회장이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공연은 지난달 25~26일 강원도 평창에서 ‘전국 지역조직 및 업종단체 교육·정책 워크숍’을 개최했다. 하지만 워크숍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춤추고 노래했을 뿐 아니라 걸그룹을 초청해 공연을 보고 함께 춤을 췄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방역수칙 준수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 전해지자 큰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배 회장은 지난 3일 회원들에게 사과문을 보내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상공인들과 국민 여러분께서 겪는 고통과 사회적 분위기와 배치되는 부분이 일부 있었는데 사려 깊지 못했다.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워크숍은 하루 2~3회 이상 회의실 방역 소독 등으로 정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열렸고 워크숍 전체가 여흥 위주로 흐른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공연 노조는 집행부가 어떤 공식 사과문이나 대응책을 내놓지 않은 점과 그간 이뤄져온 배 회장의 독단적 의사결정들을 비판하며 회장 및 집행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