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 시장이 실종 당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오찬을 갖기로 했지만 “너무 힘들다“며 직접 전화를 걸어 약속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박 시장은 실종 당일인 9일 공식 일정 외에 정 총리와 총리 공관에서 만나 오찬을 하기로 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 오전 총리실에 “시장님의 몸이 좋지 않아 오전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그런데 총리님과의 오찬은 가신다고 하니 준비를 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오찬은 취소됐다. 박 시장은 정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해 “너무 힘들다.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날 오후 5시17분쯤 박 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박 시장의 딸은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 그런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취지로 112에 신고했다.
경찰 770여명의 인력이 투입돼 대대적인 수색이 진행됐다. 박 시장은 10일 오전 0시1분 서울 성북구의 삼청각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의 실종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지 약 7시간 만이다.
사망 소식을 접한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10여년간 서울시민을 위해 헌신한 박 시장이 유명을 달리한 채 발견됐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