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안정과 복지 최우선, 박원순 시정철학 중단없이 굳건히 계속돼야”

입력 2020-07-10 08:11 수정 2020-07-10 10:00

서울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의 권한대행체제로 전환했다.

서 부시장은 10일 오전 9시 시청 기자실 브리핑룸에 검은 넥타이, 검은 정장, 흰 셔츠 차림으로 가슴에 ‘謹弔’(근조)라고 적힌 띠를 달고 나와 ‘시장 궐위에 따른 서울시 입장’을 발표했다.

서 부시장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비보로 슬픔과 혼란에 빠지셨을 시민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서울시정은 안정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박원순 시장의 시정철학에 따라 중단없이 굳건히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 부시장은 박 시장의 비서실장과 문화본부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서 부시장은 “오늘부로 제가 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며 “부시장단과 실·국·본부장을 중심으로 모든 서울시 공무원이 하나가 돼 시정 업무를 차질없이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 부시장은 또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시시각각 엄중하다”며 “시민 안전을 지키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흔들림 없는 시정을 위해 시민 여러분께서도 함께해주시기 바란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 부시장은 별도 질문을 받지 않고 브리핑룸에서 바로 퇴장했다.

서울시는 당분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시는 전날 박 시장 실종 소식이 알려진 후 4급 이상 간부들이 전원 비상대기하며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이번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장(葬)으로 5일간 치르고 13일 발인할 예정이다. 시는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에 빈소를 차린데 이어 직원들과 일반 시민들의 조문을 위해 시청앞에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국장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서울특별시장이 재직 중 사망한 경우가 없어서 이런 방식의 서울특별시장(葬)은 처음”이라며 “지난 9년간 시장으로 재직하셨기 때문에 정부의전편람에 나와 있는 장례절차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관장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피의사실과 관련된 사항은 아직 알지 못하고 검토를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의 긴급브리핑 뒤 취재진이 ‘성추행 고소장을 제출한 피해자가 시청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고 다른 피해자가 더 있다고 주장했다는데 감찰이나 조사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