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보장받은 ‘검·언 유착’ 수사… 공정성 논란 해소는 숙제

입력 2020-07-09 17:31
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이 비치는 '서 있는 눈' 조형물 뒤로 서울중앙지검 건물이 보인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으로부터 독립적인 수사를 통보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검·언 유착’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최종 수사 책임자가 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9일 수사팀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취지로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은 서울중앙지검의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본다.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 및 제보자 지모씨가 이번 사건을 기획했다는 의혹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사팀은 지난달 28일 채널A 본사를 압수수색했고 이모 전 기자와 배모 기자 등의 휴대전화도 압수했다. 지난달 16일에는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도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지씨 등에 대한 조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씨는 시민단체로부터 채널A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고발됐는데 피고발인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학로 호프집 전경을 공개하며 “중앙지검 검사님들도 오시면 제보자X 현장 체포 가능합니다”라는 조롱성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전 기자 측은 이 전 대표와 지씨 측이 ‘신라젠 로비 자료’가 있다며 자신을 끌어들였다는 입장이다.

또 MBC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신라젠에 투자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가 고소당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이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발됐다. 최 대표는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라고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화 녹취록에는 이런 내용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게 이 전 기자의 주장이다.

검찰 수사팀은 당초 계획했던 대로 이 전 기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 검사장의 소환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다. 수사심의위에서 불기소 의견이 나올 경우 수사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여러 의혹이 있는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절차와 내용 모든 측면에서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구승은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