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반짝, ‘마라톤’ 신호에도 그냥 돌진한 운전자

입력 2020-07-09 16:57
SBS 뉴스 캡처

새벽 국도변을 달리던 마라톤 대회 참가자 3명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다. 당시 세 사람은 시선유도봉을 차고 있었지만 술에 취한 운전자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61) 등 3명은 지난 5일 ‘대한민국 종단 537㎞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했다. 세 사람은 사고가 난 9일 새벽 3시30분쯤에도 마라톤 일정을 소화했다. 그 때 30대 B씨가 몰던 차량이 이들에게 돌진했다. 당시 B씨는 음주 상태였다.

이날 SBS에 공개한 CCTV에 따르면 세 사람은 짧은 막대 모양의 시선유도봉을 등에 단 채 도로 가장자리를 달렸다. 영상을 보면 어둠 속에서도 불빛 3개가 선명하게 반짝였다. 하지만 가해 차량은 이를 무시한 채 앞으로 돌진했다. 현장에 있던 대회 진행요원은 이를 목격했다.

세 명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사고를 낸 B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B씨는 사고 당시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을 보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주최 측의 안전관리 미흡 등에 대해서도 수사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