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지방에 쏟아진 호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앙이었던 후베이성(湖北)에서 350만명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했다.
후베이 텔레비전방송국 등 현지 언론은 지난 4~8일 우한(武漢)을 비롯한 후베이성 12개 시에서 348만8000여명이 홍수로 긴급대피했다. 5만9000여명은 긴급생활 지원을 받았다고 9일 보도했다.
경제적 손실액은 44억5000여만 위안(약 7603억원)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손실까지 겹쳐 재산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농경지 50만1000여㏊가 침수로 피해를 입었고, 폭우로 인해 파손된 건물은 3284채에 달한다. 이중 733채는 붕괴한 것으로 집계됐다.
후베이성 황강(黃綱)시 황메이(黃梅)현에서는 계속 쏟아진 빗줄기로 산사태가 발생해 5가구 주민 9명이 매몰됐다. 이날 3시 현재 8명을 찾아냈지만 이 가운데 7명이 목숨을 잃었다.
후베이성 당국은 지난 6일 폭우 기상재해 응급대응 수준(급이 낮을수록 심각) 2급으로 올렸으나 8일 4급으로 낮췄다. 9일까지는 비가 산발적으로 내리다가 10일 다시 집중적으로 퍼부을 것이라고 예상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이외에도 양쯔강(長江·창장) 중하류 지역의 피해 역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난성 웨양(岳陽)에는 7일 정오부터 24시간 동안 319.5㎜의 폭우가 쏟아져 200년 만에 최다 강수량을 경신했다. 유명관광지 장자제(張家界)에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315.5㎜의 비가 왔다.
후난성에 발표에 따르면 8일 오후 5시30분 기준 7개 시에서 107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농경지 피해면적은 2만2000㏊로 직접적인 경제 손실액은 18억2000만 위안(약 310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안후이성 역시 피해를 보았다. 7일 정오 기준 123만6000명이 폭우로 피해를 봤고 직접적인 재산 피해액은 14억7000만 위안(약 2510억원)으로 집계됐다.
안후이성 둥즈(東至)현 일부 지역에는 7일 오전 8시부터 34시간 동안 내린 비의 양이 500㎜를 넘겼으며, 안후이성 당국은 재해 대응 수준을 상향 조정한 상태다.
안후이성 당국은 전날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과 내리는 비의 영향으로 양쯔강 주류 대부분 지역에서 경계수위를 넘은 상태”라고 밝혔다.
저장성 신안장(新安江)댐은 1959년 건설 후 처음으로 9개 수문을 모두 열었다고 전했다.
중국 중앙기상청은 9일 오전 8시부터 하루 동안 남부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장시성·푸젠성·후난성 일부 지역에서 250~280㎜ 강수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재난 당국은 “후베이성 젠리(監利) 아래 양쯔강 중하류 본류와 동팅후(洞庭湖)·포양후(鄱陽湖)·타이후(太湖) 등 호수의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