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대한민국 SK 불산액, 그 자체로 품질 보증되는 것”…극일 의지

입력 2020-07-09 16:05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우리는 일본과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글로벌 첨단 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도약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대표기업인 SK하이닉스를 찾아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선 대응 노력을 평가하는 한편, 국제 협력 등을 뼈대로 한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를 방문해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조치가 1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정부와 기업과 연구자들이 함께 힘을 모았고, 민관이 혼연일체가 돼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생산 차질 없이 위기를 잘 극복해왔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과 다른 길’을 강조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에 기여하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갈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가고자 하는 ‘한국의 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고 했었다. 지난 1년 간의 대응을 긍정평가하면서, 수출 규제를 여전히 풀지 않는 일본을 우회 비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짧은 인사말에서 일본을 다섯 차례나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불과 1년 만에 일본에 의존하던 불화수소가스와 불화폴리이미드의 국산화에 성공했고, 불산액을 두 배 이상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EUV레지스트도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공급 안정화를 이뤄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액체불화수소 공정을 지켜보면서도 “지금 순도면에서는 일본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 됐다는 거죠?”라고 묻기도 했다. 또 최태원 SK회장을 향해 “대한민국 SK하이닉스가 사용하는 불산액이라면 그 자체가 품질이 보증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K-방역’이 세계의 표준이 된 것처럼 소재·부품·장비 산업에서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며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은 지금까지의 성과를 기반으로, 수세적인 대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도약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을 언급하며 글로벌 소재·부품·장비산업 강국, 첨단산업 유치, 국제사회와 협력을 제시했다. 특히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우리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를 겪으면서 신뢰를 기반으로 한 국제 분업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며 “글로벌 분업구조 안정과 자유무역의 수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세계질서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