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리 가 있으라더라” 최숙현 동료 母가 전한 팀 분위기

입력 2020-07-09 12:26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 김 모씨와 선수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고(故) 경주시청 트리이애슬론팀(철인3종경기) 최숙현 선수 동료의 어머니가 과거 딸이 몸 담았던 팀의 분위기를 전했다. 시합장에 가도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볼 뿐 접촉할 수 없었다고 했다.

최숙현 선수 동료의 어머니 A씨는 9일 KBS1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자녀를 한 번씩 만나러 가서 폭언이나 폭행을 본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남자들한테 욕을 할 때는 ‘서로 장난이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심한 욕을 하지 않았다”며 “(다만) 내가 시합장을 가서 구경하면 우리 딸이 눈치를 보고 ‘엄마 저리 가 있어’라며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저는 시합장을 가도 항상 멀리서 애들을 지켜보고 시합 끝나면 (집으로) 바로 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국체전 끝나고 나서는 선수들이랑 밥을 한 번씩 먹긴 했지만 일반 시합장에서는 딸이랑 밥을 먹은 적도 없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폭언이나 폭행에 시달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나’라는 질문에 “팀 분위기가 엄한 줄만 알았다. 중간중간 ‘엄마 힘들어, 그냥 집에 가고 싶어’ 이런 정도였다”며 “하지만 애들이 견뎌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폭행을 당하면서 생활했으려나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추가 피해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팀 내 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치료비와 식대 등 여러 가지 명목으로 부모들이 돈을 내야 했는데,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1년 차 때엔 다달이 80만원을 낸 걸로 기억한다”며 “세 가지 종목을 하다 보니 운동이 많이 힘들다. 이 팀은 워낙 좋기 때문에 ‘애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팀 닥터가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팀에서 부상 관리를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기 때문에 부당하게 느끼진 않았다는 취지다.

A씨는 이어 “XX이는 17년도에 국가대표 들어가서 7개월 정도 있다가 팀에 합류를 했다. 그 7개월 동안 ‘멘탈이 무너졌으니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도 했다”고 밝혔다. 심리 치료를 빌미로 돈을 요구한 적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A씨는 가해자들의 가혹행위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딸의 건강 상태도 전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조금이나마 미안함을 가지기를 바랐는데 너무 당당하게 모든 것을 부인했다. 그런 걸 보고 (딸이) 집에 와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딸이) 올해 초부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약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