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의사가 지하철역에 쓰러진 70대 남성을 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새벽 5시50분쯤 지하철 4호선 노원역에서 한 7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평소 심장질환을 앓았던 이 남성은 가슴이 빨리 뛰는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나자 스스로 119에 신고한 직후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아무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던 찰나, 토요일 오전 진료를 위해 출근 중이던 구호석 서울백병원 신장내과 교수가 모여든 사람들 사이로 쓰러진 남성을 발견했다.
구 교수는 주변 사람에게 119에 신고해달라고 다시 요청한 뒤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 한 명이 구 교수를 도왔다. 이들은 119가 도착하기 전까지 심폐소생술과 함께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했다. 덕분에 이 남성은 119 도착 전 호흡이 돌아왔다.
남성은 인근의 상계백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현재 내과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시기인데도 함께 심폐소생술을 했던 시민분이 적극적으로 잘해주신 덕분에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4~5분 이내에 뇌 손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초기 5분의 대응이 환자의 운명을 좌우한다. 응급상황 초기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소생률이 3배 이상으로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