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베트남에서 급성 전염병 디프테리아가 확산해 어린이 3명이 숨지고 65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보건 당국은 최근 한 달 사이 닥농·꼰뚬·자라이·닥락성 등 중남부 고원지대에서 디프테리아 환자 65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25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닥농성에서는 9세 여아와 13세 소년이 목숨을 잃었고, 자라이성에서도 4살 남아가 사망했다.
응우옌 탄 롱 베트남 보건부 장관 대행은 7일 보건부 회의에서 “올해 초부터 7일인 현재까지 디프테리아에 감염된 사례는 지난해보다 약 3배 많다”며 “현재까지 3명이 사망했고 65명이 추가로 감염됐다”고 밝혔다. 그는 “발병 지역은 더 많고, 모든 연령의 환자가 보고됐다”면서 “사망률이 상당히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도 같은 날 “디프테리아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감염 확산 억제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베트남 보건 당국은 이날 디프테리아 환자가 보고된 즉시 각 지역 주민들에 대한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지역을 봉쇄했지만, 발병 지역 주민들의 예방접종률이 매우 낮아 병이 앞으로 더욱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번에 감염된 환자들 역시 대부분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으며, 베트남 전체 국민의 6%만이 예방접종을 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프테리아는 발열과 목 통증을 유발하는 급성 전염병으로, 호흡기 점막이 상대적으로 약한 어린이들에게 주로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우 강한 전염력을 가지며 치사율도 10%에 달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1987년 이후 발병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한국은 1950년대 말부터 디프테리아 백신을 도입해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