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치사율 10%’ 디프테리아 급속 확산…유아 등 3명 사망

입력 2020-07-09 11:22
8일(현지시간) 베트남 닥락성의 한 마을에서 의료진이 아이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베트남 보건 당국은 디프테리아가 60건 이상 발생했으며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신화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베트남에서 급성 전염병 디프테리아가 확산해 어린이 3명이 숨지고 65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보건 당국은 최근 한 달 사이 닥농·꼰뚬·자라이·닥락성 등 중남부 고원지대에서 디프테리아 환자 65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25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닥농성에서는 9세 여아와 13세 소년이 목숨을 잃었고, 자라이성에서도 4살 남아가 사망했다.

응우옌 탄 롱 베트남 보건부 장관 대행은 7일 보건부 회의에서 “올해 초부터 7일인 현재까지 디프테리아에 감염된 사례는 지난해보다 약 3배 많다”며 “현재까지 3명이 사망했고 65명이 추가로 감염됐다”고 밝혔다. 그는 “발병 지역은 더 많고, 모든 연령의 환자가 보고됐다”면서 “사망률이 상당히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도 같은 날 “디프테리아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감염 확산 억제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베트남 보건 당국은 이날 디프테리아 환자가 보고된 즉시 각 지역 주민들에 대한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지역을 봉쇄했지만, 발병 지역 주민들의 예방접종률이 매우 낮아 병이 앞으로 더욱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번에 감염된 환자들 역시 대부분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으며, 베트남 전체 국민의 6%만이 예방접종을 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프테리아는 발열과 목 통증을 유발하는 급성 전염병으로, 호흡기 점막이 상대적으로 약한 어린이들에게 주로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우 강한 전염력을 가지며 치사율도 10%에 달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1987년 이후 발병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한국은 1950년대 말부터 디프테리아 백신을 도입해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