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손정우 처벌? 재판부, 물정 모르는 도련님 같아”

입력 2020-07-09 11:11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 서지현 검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 자문관인 서지현 검사가 재판부를 향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랑방 도련님 같다”고 비판했다.

서 검사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재판부는 손정우를 미국에 인도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신병 확보를 통해 수사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형 집행이 이미 끝난 손씨는 판사의 인도 거절 결정 이후 귀가했다”며 “신병 확보가 바로 되지 않기 때문에 판결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랑방 도련님 같은 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수사를 적극적으로 철저히 진행할 수 있다’는 법원 결정문에 대해 “발본색원하자는 좋은 이야기지만 현실을 봐야 한다”며 “이미 한국, 미국, 영국 등 32개국 수사기관이 공조해서 할 수 있는 수사를 모두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정우를 활용해 범죄 한번 발본색원하자고 본 것 같지만 다크웹 특성상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 쌍방의 익명이 보장되기 때문에 손씨가 회원 정보를 모를 가능성이 크다”며 “국제 공조 수사로 그나마 이만큼 진행한 거지 국내 수사만으로는 이 정도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서 검사는 또 “검찰에 송치한 한국 국적 217명 중 검찰은 34명만 기소했다”며 “한국에서는 이미 경찰, 검찰 수사가 공식적으로 종료됐고 판결도 확정돼 형 집행도 마쳤다. 이는 추가수사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손정우가 우리나라에서 추가 수사받고 카메라에 찍히고 이러면 어떤 경각심을 더 불러일으켜서 범죄 예방에 더 효과적이지 않겠냐는 판결문을 두고는 “추가 수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어떻게 예방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서 검사는 “결정문을 보면 미국에 피해자가 있고, 손씨 공범 53명과 손씨가 범죄에 사용한 가상화폐거래소 일부가 미국에 존재한다. 범죄인 인도 목적과 요건에 모두 맞는 사건이라고 판단해 당연히 범죄인 인도가 이뤄질 거라고 봤다”며 자국민 불인도는 외국에 가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 염려가 있거나 이미 국내에서 처벌이 끝났기 때문에 더는 처벌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무조건 자국민만을 보호할 것이라고 결심했다면 범죄인인도 조약을 체결 말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오히려 큰 범죄를 저지르고 처벌받지 않은 죄에 대해서도 미국으로 안 보내는 대한민국은 성범죄자 천국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미국 법무부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아동 성 착취 범죄자 중 한 명에 대해 인도를 거부해 실망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위험한 범죄자를 가볍게 1년 6개월 실형 선고하고 만 것은 범죄 예방에 더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며 “한국에서 가상화폐를 활용해 범죄수익 은닉한 부분을 범죄수익은닉 규제법으로 실형을 선고한 경우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최성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