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앞으로 스마트폰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던 충전기를 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한 원가 절감 차원 때문이다. 그동안 스마트폰을 사면서 받았던 충전기가 많아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IT매체 더 버지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판매되는 스마트폰 중 일부 모델에서 충전기를 제외할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용자들이 이미 여러 개의 충전기를 가지고 있는 상황인 데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고려 중이라는 분석이다.
보도대로라면 올해 하반기 나올 갤럭시노트20 시리즈까지는 충전기를 기본 포함하고, 내년에 나올 갤럭시S20 후속작은 충전기 없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높은 가격이 꼽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5G 폰 시대가 시작되면서 퀄컴이 칩셋 가격을 높이는 등 부품 값이 크게 올라 스마트폰 가격도 높아졌다.
하지만 높아진 가격만큼 사용자가 체감할 만한 혁신이 없어서 판매량은 지난해 갤럭시S10 시리즈보다 줄어들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도 한 몫을 했다.
불필요한 부분은 제거해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추는 게 향후 판매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애플도 충전기를 제외하는 분위기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12 시리즈에서 충전기를 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궈밍치는 애플이 기존에 제공되던 5W와 18W 충전기를 주지 않을 것이며, 20W 고속 충전기를 별도로 판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12를 4종류로 내놓고 가장 저렴한 라인업은 649달러(약 77만원)로 책정하는 등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충전기 뿐만 아니라 이어폰도 기본 제공품에서 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충전기를 제외하면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포장을 더 작게 하는 이점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환경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