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가스, 폐지… ‘8톤 쓰레기집’에 살던 3살 여아

입력 2020-07-09 08:39 수정 2020-07-09 08:40
8일 동대문구 휘경동의 한 가구의 청소 전 모습(위 사진)과 청소 후 모습. 동대문구 제공

쓰레기 더미가 가득 쌓인 집안에서 살면서 가족들의 언어폭력에 시달리던 3세 여자아이가 이웃의 신고로 구조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최근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아이 엄마와 외할머니를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는 8일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휘경동의 한 가구에 쌓여 있는 쓰레기를 수거하고 소독을 마쳤다.

서울 동대문 구청 직원과 이웃 주민 등 40여명이 참여해 대문 앞부터 마당까지 가득 쌓여 있는 쓰레기를 치웠다.

폐지, 폐가전제품에 부탄가스까지 온갖 잡동사니가 쏟아져 나왔다. 오래 방치된 탓에 악취가 진동했다.

이날 집에서 나온 쓰레기는 무려 8t이 넘었다. 쓰레기는 할머니가 재활용품을 수집한다며 밖에서 주워다 집 안에 쌓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는 이 집에서 어머니와 할머니, 삼촌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경찰은 아이와 함께 살던 다른 가족을 조사해 언어폭력 외에 추가적인 신체적·정서적 폭력이 있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또 쓰레기 더미에서 아이를 지내게 한 행위에 대해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아이는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임시보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이 가족들은 때리지도 않았는데 학대로 모는 것은 억울하다며 보호시설로 옮겨진 아이를 돌려놓으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