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검장 지휘… 수사결과만 총장에게 보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최측근이 연루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수사에서 손을 떼고 결과만을 보고받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윤 총장이 이같은 결정을 내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했다고 8일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포함한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김영대 서울고검장이 수사를 지휘하도록 했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지 엿새 만에 나온 결정이다.
대검 측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존중하고 검찰 내·외부 의견을 고려한 것”이라며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2일 윤 총장에게 사건 수사의 적정성을 따지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중단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한 수사 독립성 보장을 지시했다. 이에 윤 총장은 애초 예정된 전문자문단 소집을 중단했으나 지휘 수용 여부는 뚜렷하게 밝히지 않았었다.
여기에 대검이 지난 6일 추 장관의 수사지휘 위법성을 지적하는 검사장 회의 결과를 공개하면서, 윤 총장이 지휘 수용을 거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그러나 이날 윤 총장이 검찰총장의 사건 지휘 배제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독립성 보장, 전문자문단 소집 중단 등 추 장관의 수사지휘 대부분을 수용하면서 양측의 갈등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검언유착 사건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올해 초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윤 총장 측근인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과 공모했다는 의혹을 골자로 한다. 당시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리를 제보하라고 협박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이 수사를 무마할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