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언유착’ 결과만 본다… “독립수사본부 구성”

입력 2020-07-08 18:21 수정 2020-07-08 19:43
“검언유착 수사팀 포함 독립적 수사본부 구성”
“서울고검장 지휘… 수사결과만 총장에게 보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문화일보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최측근이 연루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수사에서 손을 떼고 결과만을 보고받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윤 총장이 이같은 결정을 내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했다고 8일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포함한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김영대 서울고검장이 수사를 지휘하도록 했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지 엿새 만에 나온 결정이다.

대검 측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존중하고 검찰 내·외부 의견을 고려한 것”이라며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2일 윤 총장에게 사건 수사의 적정성을 따지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중단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한 수사 독립성 보장을 지시했다. 이에 윤 총장은 애초 예정된 전문자문단 소집을 중단했으나 지휘 수용 여부는 뚜렷하게 밝히지 않았었다.

여기에 대검이 지난 6일 추 장관의 수사지휘 위법성을 지적하는 검사장 회의 결과를 공개하면서, 윤 총장이 지휘 수용을 거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그러나 이날 윤 총장이 검찰총장의 사건 지휘 배제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독립성 보장, 전문자문단 소집 중단 등 추 장관의 수사지휘 대부분을 수용하면서 양측의 갈등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검언유착 사건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올해 초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윤 총장 측근인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과 공모했다는 의혹을 골자로 한다. 당시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리를 제보하라고 협박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이 수사를 무마할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