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에 문제가 생기거나 아프기 전에 관리를 받으세요. 치아는 치료보다 예방이 먼저예요.”
이형모 아름다운이치과 원장(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육위원)이 지난 4일 저소득층 홀몸노인인 박모(67)씨의 구강 검진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씨는 최근 6년간 치과에 가본 적이 없다. 치료비가 큰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부산라이온스클럽에서 제공하는 무료 식사를 배급받기 위해 기다리던 중 한쪽 편에서 진행하는 구강 검진을 받았다. 박씨의 검진은 무료로 이뤄졌다.
이 원장은 부산 동래구에서 유명 인사다. 홀몸노인과 불우 이웃들에게 무료 진료를 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무료 진료를 해준 환자가 2000명이 넘는다. 이 원장은 또 부산지역 여러 봉사 단체가 진행하는 활동에 참여해 크고 작은 의료봉사를 펼쳤다. 봉사 수혜자만 1만여 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봉사단체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센터와 보건소 등을 통해 들어오는 의료 봉사 지원 요청도 밀려들고 있다. 이 원장은 “도움이 필요한 분이라면 나이와 장소, 국적을 불문하고 직접 찾아가 만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봉사를 시작한 것은 치과대학에 들어간 이후다. 대학교 내 동아리 활동으로 접한 성경에서 깊은 감명을 받은 뒤 평생 봉사를 다짐했다. 아르바이트로 얻은 수입을 보육원 등에 세탁기를 전달하며 시작한 봉사는 치과의사가 되면서 보다 본격화했다. 지난 1994년 부산 금정구 부곡동에 치과를 개원하며 가장 먼저 시작한 일 역시 의료봉사였다.
봉사는 국적을 가리지 않았다. 10년 전 시작한 캄보디아, 베트남 등 저소득 국가에 있는 의료 사각지대를 찾아 의료봉사를 펼쳤다. 직접 찾지 못할 때는 국제구호 NGO인 월드채널 등의 도움을 받아 옷과 신발, 학용품 등을 보냈다. 일회성 봉사활동이 아닌 지속성이 있는 봉사활동을 펼친 결과, 캄보디아 정부는 외국인에 주는 최고 등급의 국가재건훈장을 이 원장에게 수여 했다.
최근에는 소년·소녀 가장 돕기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호통 판사’로 알려진 천종호 판사와 함께 청소년회복센터에 속한 청소년을 돕고 있다. 위기의 청소년을 건전하게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단법인 ‘만사소년’에 이 원장은 봉고 차량을 기증하는 등 나눔회를 통해 매달 2번씩 봉사를 펼치고 있다. 이 원장은 “문제아로 평가받던 15세 청소년과 한 식당을 갔을 때 1인 음식으로 나온 순두부찌개를 보며 ‘혼자 먹어도 되냐’고 몇 번을 묻던 그 친구를 보며 앞으로 청소년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밖에 무궁화장학회, 반디, 새들원, 다비다, 월드비젼, 어린이재단, 스마일재단, 아지무스, 종덕원, 동향원, 사랑의 공동모금회, 해비타트 집짓기봉사단 등에서 다양한 후원을 진행 중이다. 주민건강 강좌 개최에 이어 최근 네이버 전문 지식인으로 참여해 온라인을 통한 지식 나눔 봉사도 하고 있다.
그는 봉사에 감사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시작한 봉사는 직원들도 하나둘 참여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봉사 참여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를 위해 주기적인 관리와 올바른 구강 관리 교육을 통해 성심껏 돕겠다”면서 “의료봉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봉사를 평생의 사명으로 생각하며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