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 인권보호가 이 나라 정의냐” 송환 불발에 폭발한 분노

입력 2020-07-08 16:23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미국 송환을 요청하는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여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W2V의 운영자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강력하게 요청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이 청원에서 손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 재판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법원은 손정우의 미국 송환 불발이 그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면서 “이 나라가 말하는 ‘정의 실현’은 도대체 무엇인가. 범죄자의 눈물에 공감하고 그의 인권을 지켜 주는 것이 과연 정의겠냐”고 비판했다.

A씨는 이어 “피해자와 피해자와 관련된 사람들까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들의 인생과 눈물은 누가 책임져 줄 건가”라며 “짐승도 안 할 법한 행동을 한 손정우의 권리를 지켜 주는 것이 피해자들의 정신 건강을 지켜 주는 것보다 중요한가. 이 나라에서 말하는 정의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적었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의 신병을 인도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한 법원 결정에 'N번방 강력처벌 촉구시위 eNd(엔드)'팀이 7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손씨는 과거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반면 ‘웰컴 투 비디오’에서 아동 포르노를 내려받은 40대 미국인은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이를 비교하며 “손정우의 미국 송환 불발과 석방은 또다시 비슷한 범죄를 만들어 대한민국 사회의 질서를 엉망으로 만들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과연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범죄자의 인권을 우선으로 하고 피해자는 뒷전에 두는 이런 사법 체계를 갖춘 나라가 과연 국민을 위한 나라라고 말할 수 있겠나”라며 “ 대한민국의 질서와 정의를 위한 첫걸음은 범죄자의 강력한 처벌로부터 시작된다.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글을 맺었다. 이 청원은 8일 오후 3시40분 기준 96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앞서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 정문경 이재찬)는 지난 6일 열린 범죄인인도 심사 청구와 관련해 열린 세 번째 심문에서 손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했다.

재판부는 “손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면 한국은 (성 착취물 관련) 수사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손씨를 인도하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이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데 상당한 이익이 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