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치·메스·수갑까지…네덜란드서 마약단 ‘방음’ 고문실 적발

입력 2020-07-08 16:04
네덜란드 로테르담 남부의 한 지역에서 발견된 고문실. 네덜란드 경찰 동영상 캡처

네덜란드에서 고문에 쓰일 수 있는 갖가지 도구를 갖춘 컨테이너들이 발견됐다.

영국 BBC 방송, AP 통신 등은 네덜란드 경찰이 로테르담 남부에 있는 한 지역에서 임시 고문실로 개조된 컨테이너들을 지난달 발견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문실로 개조된 컨테이너에는 방음 시공이 되어 있었으며, 이 방에는 치과에서 진료를 볼 때 쓰는 의자가 설치돼있고, 바닥과 천장에는 수갑이 달려 있었다. 포승줄과 펜치, 수술용 메스 등이 발견됐다. 컨테이너 내부는 핏물같은 게 튀면 바로 닦아낼 수 있도록 방수 재질 벽지로 사방이 마감돼있었다.

이 컨테이너는 마약범죄 조직이 실제로 사용하기 전에 압수됐으며 고문당할 우려가 있던 이들은 모두 잠적한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네덜란드 경찰은 범죄자들이 쓰는 암호화 모바일 채팅앱인 ‘앤그로챗’을 해킹하고 대화를 엿보는 과정에서 고문실의 존재를 알게 됐다. 지난 4월 경찰은 컨테이너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작업을 감시하다 고문실이 완공될 무렵 현장을 덮쳤다.

고문실과 관련한 용의자 2명은 지난달 22일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네덜란드 마약 유통상들이 범죄조직으로서 점점 흉포화하고 있음을 고문실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작전과 함께 메스암페타민(필로폰) 결정 1200㎏, 코카인 8000㎏, 합성마약 제조실 19곳과 총기 수십 정이 압수됐다.

네덜란드 경찰특공대가 고문실로 의심되는 컨테이너의 자물쇠를 부수고 있다. 네덜란드 경찰 동영상 캡처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