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간 104명…집단감염 공포 높아진 대전

입력 2020-07-08 15:34 수정 2020-07-08 16:14

전날 저녁부터 8일 오후까지 대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명이 발생했다. 지역 누적 확진자의 수는 150명까지 늘었다.

지난달 15일 지역 47번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24일 만에 무려 104명이나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144번 확진자는 중구에 사는 40대, 145번은 중구에 사는 50대, 146번은 유성구에 거주하는 40대다. 147·148번은 유성구에 거주하는 50대 부부이며 149번은 서구에 거주하는 20대, 150번은 유성구에 거주하는 40대다.

먼저 144번 확진자는 지난 2일 증상이 발현됐다. 전날 중구보건소에서 검체를 채취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확진자는 만취 상태로 6일과 7일 2차례에 걸쳐 충남대병원 응급실에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방문 당시 술에 취한 채 행패를 부린 이 확진자는 의료진과 대화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만취한 상태였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 확진자는 병원에서 20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시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8명에 대해서는 자가격리조치했다. 방역당국은 이 확진자를 충남대병원에 입원시킨 뒤 동선 및 접촉자 등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145번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구 더조은의원에 지난달 29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어머니의 보호자 신분으로 병원에 방문했으며 병원에서 30분 정도 대기한 뒤 나왔다. 증상은 4일부터 발현됐고 전날 확진됐다.

140번 확진자의 동생인 146번 확진자는 특별한 증상은 없었으며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147번 확진자는 140번 확진자가 방문한 유성구 원내동에 위치한 성애의원의 원장이다. 아내인 148번 확진자는 의원 창구에서 접수업무를 봤다. 두 확진자는 모두 5일 증상이 발현돼 오늘(8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성애의원에는 140번 확진자가 총 5번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처음 증상이 발현된 140번 확진자는 지난 6일까지 5차례에 걸쳐 이 의원을 찾았다.

방역당국은 성애의원을 폐쇄하는 한편 원장 부부를 포함해 총 4명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해당 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을 관할 보건소에서 검사받도록 할 예정이다.

149번 확진자는 143번 확진자가 근무한 세이백화점의 동료 직원이다. 143번 확진자와 다른 매장이지만 같은 층에서 근무했다.

150번 확진자는 조달청 소속 직원이다. 조달청이 입주한 정부대전청사에서는 첫 확진 사례다.

6일 저녁 발열 증세를 보인 이 확진자는 전날 검체를 채취, 오늘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 확진자와 같은 부서 18명을 전원 자가격리시킨 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확진자가 근무한 3동 6층의 근무자를 모두 귀가조치했으며 차후 증상이 발현될 경우 검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정부대전청사관리소는 확진자가 근무한 3동을 중심으로 방역작업을 실시하는 한편 같은 동 19층에 위치한 구내식당을 전면 폐쇄했다.

방역당국은 최근 병·의원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원내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강혁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최근 의료진을 포함해 환자, 확진자 가족에 이르기까지 병·의원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한 의료기관은 의료진을 포함한 종사자, 병원에 내원하거나 입원한 환자들에 대한 방역관리가 거의 되지 않았다. 또 다른 곳은 임상증상이 있는 내원환자가 방문했을 때 선별진료소에 가서 검사받도록 안내하는 조치 등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진과 종사자, 입원·외래 환자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방역조치를 철저히 이행해 주시길 모든 병원 관계자들께 부탁드린다”며 “또 환자가 전형적인 코로나19 증상을 보이거나, 접촉력 및 임상증상이 의심될 때는 가까운 선별진료소에 가서 검사를 받게 해달라”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