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코로나 구조조정…CGV 이어 롯데시네마도

입력 2020-07-08 14:27
코로나19로 관객 발길이 끊겨 한산한 영화관 전경.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업장 곳곳에서 감원 한파가 부는 가운데 직격탄을 맞은 극장업계에도 권고사직 등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에 이어 롯데컬처웍스도 인력 조정에 들어갔다.

롯데컬처웍스는 최근 경영 환경 악화로 이한 구조조정으로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권고사직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3월부터 임원 급여 40∼50% 반납, 무급 휴직 권고 등 고용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불가피하게 권고사직을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신 해당 직원에게는 18∼20개월의 통상 임금을 위로금이 지급됐다. 앞서 멀티플렉스 업계 1위인 CGV도 지난 3월 근속기간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지난달 말 신청자들의 퇴직을 마무리했다.

멀티플렉스들의 잇따른 구조조정에는 고사 위기에 처한 극장계의 현실이 반영돼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부터 영화관 관객은 급감을 거듭했다. 극장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인 높은 극장 사업 특성상 관객 급감은 즉각적인 타격을 준다.

허리띠부터 바짝 졸라맨 CGV는 이미 3월 말부터 한달 동안 직영관의 30%인 36개 지점을 임시 휴업하고 정상 영업하는 지점에서도 일부 상영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 오프제를 실시 중이다. 올해 문을 열려던 극장 6곳은 개점을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고, 극장 2곳의 리뉴얼 투자 계획도 전면 보류됐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3월 한 달 간 대구·경북 지역의 영화관을 임시 휴업했고, 지난 5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롯데시네마 VOD’를 서비스를 종료했다.

물론 지난달부터 코로나19 여파를 뚫고 출사표를 던진 영화 ‘침입자’ ‘결백’ ‘#살아있다’ 등과 영화진흥위원회의 반값 할인권 배포 정책에 힘입어 영화관은 조금씩 관객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턱없이 적은 숫자인 게 사실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통합전산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극장 매출은 약 67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 수준이다.

이 때문에 영화계 안팎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이 더 이어질 경우 상시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