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코로나랍니다” 마스크 쓱 벗고 엄지 척한 대통령

입력 2020-07-08 13:45 수정 2020-07-08 14:41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를 벗는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BBC 캡처


브라질 언론협회(ABI)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도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를 벗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언론협회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마스크를 벗었다”며 “연방대법원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정오쯤 생방송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내 얼굴을 보라. 나는 정말 괜찮다”고 말하면서 착용하고 있던 마스크를 벗은 뒤 기자들을 향해 웃어보였다.

언론협회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재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범죄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언론협회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날도 의료진의 권고를 무시하고 취재진과 가까운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했으며 중간에 마스크를 벗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언론협회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심각한 질병을 전염시킬 수 있는 행위와 타인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규정한 형법의 2개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리아 언론인조합(SJP-DF)은 확진 판정을 받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실에 대한 취재 중단을 권고했으며 대통령실 취재진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날 행동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다른 주지사들의 대처와 비교됐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전국 27명의 주지사 가운데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SNS를 통해 사실을 알린 뒤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6일 38도의 고열과 기침 등을 호소하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그는 지난 4일 미국 대사관에서 관계자들과 식사를 한 뒤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