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 때보다 빠른 30승…삼성, ‘명가 재건’ 이룰까

입력 2020-07-08 12:41
허삼영 감독이 경기 중 매의 눈으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올 시즌 ‘명가 재건’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5년 2위를 기록한 뒤 중하위권 성적에 그쳤던 삼성은 허삼영 감독의 리더십 속에 확 바뀐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30승을 거둔 시점이 2011~2012년 통합 우승(정규리그·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뒀을 때보다 빠를 정도다.

삼성은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에서 13대 2로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삼성이 55경기 만에 거둔 30승(25패) 째였다.

삼성은 최근 물오른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KBO리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늦게 개막한 5월 삼성은 10승 14패로 8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삼성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 삼성은 6월 10개 구단 중 승률 2위(0.600·15승 10패)에 올랐고, 이달 들어선 KT 위즈와 함께 승률 공동 1위(0.833·5승 1패)의 파죽지세다.

순위도 수직 상승했다. 삼성은 지난 4년간 9위-9위-6위-8위 등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삼성은 현재 NC 다이노스(승률 0.698) 키움(0.600) 두산 베어스(0.593)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다. 30경기를 넘긴 뒤 순위표에서 4위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건 2015년 10월 5일 이후 처음일 정도다.

게다가 삼성은 KBO리그 통합우승을 차지한 2011~2012년보다 빠르게 30승을 거뒀다. 삼성이 30승 고지에 오른 시점은 2011년 56경기 째, 2012년엔 59경기 째였다. 올해보다도 늦은 승리 페이스였지만, 삼성은 이후 무섭게 승수를 쌓아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독차지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무려 13경기나 빠르게 30승을 이룬 삼성이다.
사실 시즌 전 부임한 허삼영 감독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많았다. 허 감독은 1991~1995년 짧은 선수 생활만 경험했고, 지도자로서도 일해 본 적이 없는 ‘전력분석’ 전문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 감독은 자신만의 리더십으로 의심을 말끔히 씻어내고 있는 모습이다. 데이터에 근거한 파격적 라인업을 시도하기도 하고, 시즌을 중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주요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한 뒤 이길 확률이 높은 경기에 힘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경기 중엔 어떤 상황이 나와도 냉정한 판단으로 지휘한다. 삼성의 최근 성적이 상승하고 있는 비결이다.

라이온즈 파크로 홈을 옮긴 지난 2016년부터 4년 동안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삼성이 올 시즌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 일정을 새 경기장에서 치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