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통일, 기약 없다…대통령 입에서도 들어본 적 없어”

입력 2020-07-08 11:33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통일에 대한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 행사를 열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기조연설자로 초대했다.

김 위원장은 축사에서 “1945년 분단 이래 계속 통일이라는 노래를 불러왔으나, 언제 될지 기약할 수가 없는 게 오늘의 현실”이라며 “문재인정부도 남북관계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문 대통령 입에서 통일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남북 양쪽에서 서로 대국민용으로 통일을 부르짖었지, 실질적으로 가능한 것이냐에 대해선 별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먼 장래에 역사적 순간이 도래해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은 저버리면 안 되겠지만, 지금 현실을 놓고 보면 남북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실질적인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주변 국가와의 협력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분단의 책임은 미국과 소련, 6·25를 거치면서 중국이라는 거대국가에 있다. 우리를 분단케 한 당사자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통일이란 불가능하다”며 “내가 보기엔 (미·중) 두 나라가 한국의 통일에 별로 관심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이 1991년 남북을 유엔에 가입하게 한 이후에야 비로소 한중 수교에 박차를 가했다는 걸 냉정하게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강연에서 문재인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대한 결과가 이전 정부와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도 제일 가시적으로 많은 성과가 나고 이벤트를 만들려는 노력과 실천 있었던 건 문 정부 때 일어났다”면서도 “표면적으로는 가히 역사적이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역대 정부와 다를 바 없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전문가와 원로들을 초청해서 말씀 나누시는 걸 보고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대개 보면 그 초청된 사람들이 똑같다. 그러면서 어떻게 의견을 듣는다고 할 수 있나 의문”이라며 “특히 ‘우리 민족끼리’에 중점을 둘 때 (남북관계) 해결은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