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통일에 대한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 행사를 열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기조연설자로 초대했다.
김 위원장은 축사에서 “1945년 분단 이래 계속 통일이라는 노래를 불러왔으나, 언제 될지 기약할 수가 없는 게 오늘의 현실”이라며 “문재인정부도 남북관계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문 대통령 입에서 통일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남북 양쪽에서 서로 대국민용으로 통일을 부르짖었지, 실질적으로 가능한 것이냐에 대해선 별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먼 장래에 역사적 순간이 도래해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은 저버리면 안 되겠지만, 지금 현실을 놓고 보면 남북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실질적인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주변 국가와의 협력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분단의 책임은 미국과 소련, 6·25를 거치면서 중국이라는 거대국가에 있다. 우리를 분단케 한 당사자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통일이란 불가능하다”며 “내가 보기엔 (미·중) 두 나라가 한국의 통일에 별로 관심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이 1991년 남북을 유엔에 가입하게 한 이후에야 비로소 한중 수교에 박차를 가했다는 걸 냉정하게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강연에서 문재인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대한 결과가 이전 정부와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도 제일 가시적으로 많은 성과가 나고 이벤트를 만들려는 노력과 실천 있었던 건 문 정부 때 일어났다”면서도 “표면적으로는 가히 역사적이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역대 정부와 다를 바 없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전문가와 원로들을 초청해서 말씀 나누시는 걸 보고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대개 보면 그 초청된 사람들이 똑같다. 그러면서 어떻게 의견을 듣는다고 할 수 있나 의문”이라며 “특히 ‘우리 민족끼리’에 중점을 둘 때 (남북관계) 해결은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